지난달 30일 오전 창원의 한 온천 목욕탕 온탕에서 60대 할머니가 쓰러졌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서둘러 탕 밖 탈의실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숨을 쉬지 못했습니다. 당황한 사람들은 119에 신고만 한 채 할머니의 손발만 주무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이 때 가족과 함께 목욕탕을 찾았던 손양이 나섰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AED·자동 심장충격기) 사용법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긴장은 됐지만 손양은 침착하게 할머니에게 다가가 배운 대로 심폐소생술을 했습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주위의 어른들은 가만히 손양을 바라만 볼 뿐이었습니다.
3분가량 지났을까. 할머니는 입에서 물과 이물질을 토해내며 호흡을 되찾았습니다.
곧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이 할머니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할머니는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하고 안정을 취한 후 귀가했다고 합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대원은 “할머니가 심정지는 아니었지만 호흡이 없는 상태여서 신속한 조치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손양의 침착한 행동과 기지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손양은 “처음에는 우리 할머니인 줄 알았다”며 “쓰러진 할머니를 확인해보니 숨을 쉬지 않았고 주위에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분이 없는 것 같아 학교에서 배운 대로 했을 뿐”이라고 수줍어 했습니다. 손양은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심폐 소생술을 배워 위급한 상황에서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손양의 선행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기사의 댓글에는 악플도 달렸다고 합니다. 마음 여린 여고생에겐 아프게 다가올 수 있는 말들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받았던 상처보다 “할머니가 괜찮으셔야 할텐데”라며 할머니의 건강을 더 걱정했습니다.

손양은 평소에도 직접 봉사활동 동아리를 운영하며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 왔습니다. 봉사 활동을 하며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받는 차별과 아픔을 함께 느꼈다고 합니다.
손양의 꿈은 무역업이나 외교관. “그냥 글로벌한 삶을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지만 이유를 묻자 속내를 보였습니다. “해외에 다니면서 세계 곳곳 여행도 많이 하며 경험을 쌓고, 선교 활동 역시 많이 하며 아픈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