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주환 과장은 “열차에 쓰러져 있는 승객은 이미 의식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고 올 1월 부암역 상황을 회고했습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총 400회 이상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습니다. 다행히 승객이 의식을 찾았고, 호흡도 점차 안정됐습니다. 응급조치가 아니었다면 자칫 승객이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게 뒤이어 도착한 구조대의 설명이었다는 것입니다.
최이윤 주임은 올 4월 수영역 승강장에 승객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받았습니다. 다른 승객이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쓰러진 승객은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였습니다.

“상태를 보신 부역장님이 역무실에서 자동제세동기(AED)를 가지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제세동기의 가이드에 따라 내가 다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습니다.” 그러자 승객의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또 하나의 생명이 살아난 순간이었습니다.
석 과장과 최 주임은 “생사의 기로에 선 승객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도시철도 역무원이라는 책임감이 앞섰고,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틈틈이 배웠던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면서 “부산교통공사와 119안전센터에서 받은 교육이 큰 자산이 됐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당시 석 과장의 활약상은 매스컴을 타며 널리 알려졌고, 최 주임 역시 표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에겐 유명세보다 가족과 동료의 칭찬이 더욱 값졌다는 것입니다.
석 과장은 “아빠가 자랑스럽다는 아들의 말에 내가 정말 좋은 일을 했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주임 역시 의식을 차린 승객으로부터 인사를 받았다. 역으로 찾아와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다는 것입니다.
두 역무원은 “부암역 백지영 대리, 수영역 박도제 부역장이 아니었다면 혼자서는 하기 힘든 일이었다”고 동료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특히 시민의 협조가 있었기에 도시철도 안전을 지켜낸 사례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석 과장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이 일의 가장 큰 매력이다.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철도를 만드는 데 우리 역무원들이 앞장서겠다”면서
“악성 민원인에 소모되는 시간만큼 역무원이 도시철도 안전에 기울일 수 있는 집중력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승객들이 역무원의 고충을 조금씩만 더 헤아려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주임은 “순간적인 판단과 행동이 한 사람의 생명을 좌우한단 사실을 크게 깨달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