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영웅입니다” 갑자기 발생한 식당화재, 때마침 있던 소방관은..

위급한 상황에 나타난 영웅, 손쉽게 문제해결을 하고 돌아서는 모습의 히어로 영화 많이 보셨을텐데요. 이번 사연도 비슷한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사고는 2일 오후 8시18분쯤 대구 수성구 신매동 한 음식점에서 발생했습니다. 손님이 가득 찬 식당이었는데, 주방에서 불이 난 겁니다. 늘 화재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긴 하지만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모두가 우왕좌왕이었죠.

주방에서 타오르는 불씨를 잡기 위해 등장한 건 홀에서 음식을 먹던 남성 손님 한 명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이날 이 식당에서 일행과 함께 모임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는 주방에서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는 가장 먼저 다른 손님들을 대피시켰습니다. 그리고 큰 소리로 119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한 뒤 수건에 물을 묻히기 시작했습니다.

차가운 물을 흠뻑 적신 수건 두 장을 든 그는 재빨리 주방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그러고는 치솟는 불길을 수건으로 제압했습니다.

그렇게 큰 화재로 이어질 뻔했던 상황은 무사히 무마됐습니다. 위급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움직였던 그 손님은 누구였을까요?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영웅처럼 등장한 남성의 정체는 수성소방서 범물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는 강성태 소방위였습니다. 그는 쉬는 날이었던 사고 당일 친목 모임에 참석했다가 화재 상황을 맞았고, 침착하게 대처했던 것입니다.

강 소방위는 식당에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소화기를 주방 시설에 뿌릴 경우 소화 약제로 인해 식당이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짧은 시간에 식당 직원들이 해야 할 뒤처리를 떠올린 거지요.

기름 화재의 특성을 잘 알고 있던 그였기에 물을 충분히 적신 수건만으로도 불씨를 단번에 꺼뜨릴 수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말에 “불이 난 것을 본 순간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였다”고 답했습니다.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요. 근무시간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강 소방위와 동료들은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겁니다.

그들이 단 한 순간의 고민 없이 불길 속에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요. 위험에 처한 이들에게 희망과 믿음을 주기 위해서, 아직 살만한 시간을 선물하기 위함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