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에서 마을버스 바로온을 운전하는 주대영(52) 주임은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승객들을 태우고 안전운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여성 승객 A씨(79)가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제일아파트 앞에서 내려주세요”
A씨의 부탁에 주 주임은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곳은 주정차 구역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A씨는 “알겠습니다”라고 흔쾌히 답했습니다. A씨의 거동이 불편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버스가 제일아파트에 다다를 때쯤 승객들이 우르르 내렸고, A씨는 혼자 버스에 남았습니다.
오전 11시35분쯤 버스가 제일아파트 정문에 도착했습니다.

“제일아파트 도착했습니다~ 손님 도착했어요~”
하지만 A씨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잠들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주 주임은 서둘러 다음 버스 정류장인 조촌초등학교에 차를 세운 뒤 A씨에게 다가갔습니다.
A씨는 온몸에 땀을 흘리며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비오듯이 흐르는 땀에 주 주임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곧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고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 깨워야 한다’는 소방대원의 안내에 따라 A씨를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흔들어 깨우기 10여분 만에 A씨는 힘겹게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주 주임은 혼미한 정신에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A씨를 거의 안다시피 해 인근 상가 건물 2층 화장실까지 데려갔습니다.

잠시 후 119 구급대가 도착했으나, A씨의 상태는 호전돼 병원 이송 대신 지인에게 인계했습니다. A씨는 뇌 질환으로 최근 뇌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차분한 대응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주 주임은 한 언론사와 통화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처음에는 주무시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비오듯이 땀을 흘리는 모습에 아찔했습니다. 다들 ‘큰일을 했다’ ‘용감하다’ 하는데 저는 그저 구급대원이 시킨 대로 했을 뿐입니다. 할머니가 괜찮아졌다고 하니 참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