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따뜻하고 훈훈합니다. 이런일이 있을까요?!
2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오전 7시20분쯤 구파발역 여자 화장실을 청소하던 환경미화 직원 2명이 손가방을 발견했습니다.

손가방에는 지폐 5만원권 100여장, 1만원권 40여장, 1000원권 10여장 등 모두 약 580만원에 이르는 큰돈이 들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급하게 역 고객안전실을 찾아 역 직원에게 손가방을 전했습니다. 역 직원도 곧바로 인근 진관파출소에 “현금이 가득 든 손가방을 누군가 잃어버렸고, 역에서 이를 습득했다”고 신고했습니다.
고객안전실을 방문한 경찰관 2명은 역 직원과 함께 현금 액수를 확인한 뒤 오전 8시쯤 가방을 파출소에 돌아갔습니다.
가방이 주인을 찾았다는 소식이 들려 온 것은 약 15분 뒤였습니다. 가방 안에 있던 병원 진료 수첩에 주인의 이름과 연락처가 기재된 것을 보고 곧장 연락해 찾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가방 주인인 노부부는 경찰에게 가방을 어떻게 찾았는지 물어본 뒤, 역으로 찾아와 감사 인사를 표하며 “잃어버린 금액의 약 10%인 50만원을 증정하고 싶다”고 지폐 다발을 건넸습니다.
구파발역 역장과 직원은 “물건을 찾은 것만으로도 다행이고, 마음은 감사하나 할 일을 했을 뿐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결코 답례받을 수 없다”고 이를 거절했습니다.
마침내 발휘된 노부부의 품격

답례하고 싶다는 노부부와 받을 수 없다는 직원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한동안 이어진 끝에 부부는 돈을 내려놓고 “꼭 받아야 한다”며 그대로 역을 떠났다. 급기야 전화 연락까지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돈을 돌려줄 수 없게 된 구파발역 직원들은 바로 공사 감사부서로 신고해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협의했습니다. 감사부서는 “돈을 반환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지역 사회 등에 기부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안내했습니다.
구파발역 직원들은 사건 후 3일 뒤인 지난달 14일 구파발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진관아동지역센터를 방문해 5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김창동 구파발역 역장은 “많은 고민 끝에 아동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 공사 이름으로 기부했으나, 이 기부는 유실자께서 하신 것과 마찬가지라 쑥스럽다”며 “앞으로도 구파발역을 이용하는 고객 여러분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