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폭행을 당해 기억을 잃은 남성이 DNA검사로 자신의 신원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역행성 기억상실증’으로 기억을 잃은 남성이 DNA검사 로 자신을 되찾아가고 있다며 그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지난 2004년 미국 조지아주. 벤자민 카일(자신이 지은 이름·실명 미공개)은 누군가로부터 심하게 폭행당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다행히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주민에게 발견된 그는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누군지, 나이는 몇 살인지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뇌 손상 등으로 역행성 기억상실증(뇌가 손상되기 이전에 일어났던 사건이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병·실험심리학용어사전 인용) 진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벤자민의 안타까운 사연은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경찰은 그의 신원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모두 허사에 그쳤습니다.
그는 살아있지만 서류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됐고 사회보장번호가 없어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던 그는 복지단체의 도움으로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며 무려 11년간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 채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11년이란 긴 시간을 지내온 벤자민은 지난 16일 마침내 잃어버린 자신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대중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던 그가 최근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현지언론은 이름도 없던 그가 마침내 자신의 ‘과거’를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성과는 계보학자들이 2년 넘게 카일의 DNA를 전국에 보관된 DNA 데이터베이스와 교차 비교해 얻어냈습니다.
언론에 공개된 그의 고향은 인디애나주로 진짜 이름, 생년월일, 집주소 등이 모두 파악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카일은 이같은 정보를 아직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카일은 “오랜시간 잃어버렸던 가족과 아직 연락하지 못한 상태” 라면서 “나는 1976년 인디애나를 떠났고 가족들은 내가 죽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벤자민은 “오랜 시간 기억에서 사라진 가족과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다”며 “1976년 인디애나를 떠난 후 가족들은 내가 죽었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혹시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면 부디 용서를 바란다”며 “진짜 나를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벤자민은 ID를 발급받았고 가족을 찾기 위해 수소문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