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인천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정인근(54) 소방경은 지난 20일 오전 10시54분쯤 인천시 서구 한 다세대 빌라 화재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정 소방경은 3층 창문 틈새로 손을 내밀며 살려달라고 외치는 A(5)양과 B(3)군을 발견했습니다. 시커먼 연기가 사방에서 뿜어져 나왔고 불길은 더 사나워졌습니다.
어린 남매를 구조하기 위해서는 에어 매트를 깔아야 하지만 정 소방경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남매에게 “맨손으로 받을 수 있으니 어서 뛰어내리라”고 소리쳤습니다.
같은 층에서 이웃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느라 빠져나오지 못한 한 주민도 아이들을 다독이며 뛰어내릴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정 소방경은 차례로 뛰어내리는 남매를 두 손으로 받아 구해냈습니다. 이어 5층 창가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을 발견하고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8명의 소방대원도 함께 불길로 들어갔습니다.
정 소방경과 소방대원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5층으로 올라가 주민 8명을 구조했습니다. 산소를 공급하는 보조 마스크를 씌운 뒤 바깥으로 안전하게 부축했습니다.
불은 빌라 내 재활용 수집장 내부에서 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날 발생한 화재로 주민 20여명이 다치고 빌라에 주차된 차량 4대가 모두 타 41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한편, 정 소방경은 지난달 신장암 수술을 받고도 2주 만에 현장에 복귀했으며, 이날도 허리에 복대를 한 채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 관계자는 “암 수술 후 회복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역 119안전센터장으로서 책임감으로 업무에 복귀한 상황에서 자신의 몸보다 인명 구조를 먼저 생각한 정 소방경의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사회가 함께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LG 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서부소방서는 빠른 판단과 행동으로 남매를 구한 정 소방경과 그를 도운 주민을 찾아 화재 진압 유공 표창장을 수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