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잡혀있대, 이거이 내 전재산이우..” 본인의 전재산을 뽑아 택시에 탄 노부부, 택시기사는 놀라운 기지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해당 딸의 신병은 우리한테 있다, 현금을 준비해라”

평범한 80대 노부부, 갑자기 걸려온 한통의 전화에 안절부절 못하게 됐는데요.

부부는 당장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심장을 움켜쥐고 급하게 택시를 잡아 타 목적지인 터미널로 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품 안에는 딸아이의 목숨줄과 같은 5000만원을 감싸 안고 불안감과 경계심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15일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2상황실로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본인을 택시기사라고 소개한 신고자는 “방금 전 버스터미널 부근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승객 두 분이 내렸는데, 계속해서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모습이 아무래도 수상하다”는 내용으로 경찰에게 신속한 출동을 요청하였는데요.

이에 지령을 받은 관할 역전지구대 김명성 경위와 이한옥 경장은 곧바로 버스터미널로 출동해 두 사람을 수소문했습니다.

당사자들로 추정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택시 기사의 신고대로 구석진 골목에서 전화를 받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경찰관들이 다가가자 불안해 하는 눈빛으로 경계하며, 슬금슬금 발걸음을 옮겨 몸을 피하기까지 했죠.

경찰관들이 먼저 말을 붙였지만, 이들은 대꾸조차 하지 않고 애써 시선을 피하면서도 끝까지 통화 중이던 전화는 끊지 않았다고 합니다.

순간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경찰은 할머니 손에 든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았고, 확인결과 1시간 가까이 누군가와 통화 중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경찰이 즉시 전화를 끊어버리자 할머니는 바닥에 털썩 주저않아 “딸이 납치됐다고 하는데, 절대 경찰을 부르면 안 된다고 했다”며 울먹였습니다.

함께 있던 할아버지 역시 품속에 현금 5000만원이 든 돈 다발을 안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있었습니다.

보이스피싱을 확신한 김 경위는 이들의 딸에게 전화를 걸어 납치되지 않고 무사한 사실을 확인 시켜줬는데요.

하지만, 노부부는 딸의 목소리를 듣고도 “우리 딸이 아닌 것 같다”며 쉽게 믿으려 하지 않은 채 “빨리 가야 한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김 경위는 이번에는 자녀에게 영상통화를 요청했고, 노부부는 휴대전화 화면을 통해 회사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딸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구대로 이들은 모신 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보이스피싱 수법과 피해 사례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또한 택시를 직접 불러서 “두 분이 다른 장소에 내려달라고 해도 절대 멈추지 말고 자녀에게 데려다 달라”며 마지막까지 노부부를 배려해 주었다고 하네요.

결국 한 택시기사의 뛰어난 직감과 경찰의 신속한 대응이 합쳐져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부터 한 가정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인데요.

노부부의 자녀는 무사히 부모를 만난 뒤 “경찰과 기사님께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습니다.

김 경위는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면서 “자녀가 납치됐으니 현금을 준비하라는 전화는 고령의 노인을 노린 보이스피싱 범죄인 만큼 수상한 전화를 받으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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