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안세영(21·삼성생명)이 부상을 이겨내고 한국 선수로는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습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3위 천위페이(중국)를 2-1(21-18 17-21 21-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 선수의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우승은 역대 두 번째이자 1994 히로시마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9년 만입니다.
시상식을 마친 안세영은 다리를 절뚝이며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섰습니다.
안세영은 “이보다 뜻깊을 수 있을까요. 잘 마무리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순간적인 부상

안세영은 이날 경기에서 자신의 앞으로 떨어지는 셔틀콕을 올리려다가 무릎 통증을 느꼈습니다. 셔틀콕은 네트를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안세영은 얼굴을 강하게 찡그리며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잠시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고 간단한 의료 처치를 받았습니다.
부상 당시에 대해선 “무릎에서 ‘딱’ 소리가 나서 어긋난 듯한 느낌이 들었고 통증 때문에 힘들었다”면서 “다행히 걸을 정도는 됐다. 다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꿋꿋이 뛰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솔직히 게임이 어떻게 끝났는지도 기억하지 못하겠다”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정신만 바짝 차리자는 생각으로만 뛰었다”고 했습니다.
3세트 당시 리드를 떠올리면서는 “그 어느 순간도 제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한 점, 한 점만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면서 “통증이 덜했다기보다는 정신만 바짝 차리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습니다.
어머니의 말과 금메달의 비결

이날 관중석에 있던 안세영의 어머니 이현희씨는 절뚝이며 경기에 임하는 딸을 보며 “그만해. 기권해도 돼”라고 외쳤다고 알려졌다. 다만 안세영은 “(엄마 목소리는) 듣지 못했다”라며 “(들었더라도) 계속 뛰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천위페이를 상대로 5년 만에 설욕한 것을 두고는 “(지난 5년간) 많이 배웠기 때문에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면서 “그 시간이 너무 힘들었지만, 묵묵히 잘 이겨낸 것 같아 행복하다”고 떠올렸습니다.
안세영은 끝으로 “파리 올림픽까지도 열심히 달려보겠다”고 밝혔습니다.